사람의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내 마음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그리고 내 마음이 뭔지 잘 모를 때도 있다. 그런데 이 마음에 이유가 있고 법칙이 있다고 한다. 심지어는 나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사람도 느낀다고 한다. 이 마음의 법칙을 심리학이라고 한다. 심리학을 알면 일상을 편안하게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자신과 다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다면 나와 상대방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그래서 심리학은 실용적인 학문이라 할 수 있다. 작가인 폴커 키츠와 마누엘 투쉬는 이 책을 통해 심리학을 재미있고 쉽게 설명하고,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행동 지침을 주고 있다. 책에는 51가지의 마음의 법칙에 대해 나와 있다. 그중에 흥미롭고 아이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심리학으로 알려주는 행동 지침
운수 좋지 않은 날: 리프레이밍
늦잠을 잔 날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횡단보도를 건너려다 자전거에 부딪힐 뻔해서 건너지 못했다. 이렇게 하는 일마다 잘 되는 일이 없을 때 우리는 운수 좋지 않은 날이라 여기고 모든 일을 그렇게 받아들인다. 이때 리프레이밍(Reframing)을 하며 틀을 새롭게 바꾼다. 사건을 다른 관점에서 보고 새로운 의미를 찾는 것이다. 단순히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달리 그 상황이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어떻게 도움을 주었는지를 스스로 묻는 것이다. 예를 들어 거듭된 거절을 겪었을 땐 나는 거절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할 수 없어' 대신 '나는 아직 할 수 없어'라고 한다면 언젠가 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많이 접한 것을 믿는 심리: 대표성 휴리스틱
대표성 휴리스틱(Representativeness heuristic)은 복잡한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할 때 정확한 정보로 해결하기보다는 단순하고 즉흥적으로 추론하고자 하는 현상이다. 그래서 합리적인 통계자료 대신 우리의 기억을 활용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비행기 사고 사망자보다 폐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훨씬 많음에도 불구하고 비행기 사고 장면을 많이 접한 탓에 비행기사고가 더 죽을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를 반대로 활용해 보는 것도 좋다. 살을 빼고 싶다면 살이 찐 사람의 사진을 자주 본다거나, 성공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땐 과거에 잘했던 경험을 상기해서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갖는 것이다.
하지 말라면 하고 싶어 지는 마음: 리액턴스 효과
리액턴스(Reactance)는 전기 저항이라는 뜻으로 하지 말라고 하면 하고 싶어지는 마음이다. 이브가 금지된 사과를 먹게 된 것, 영화를 중간에 끊었다 다시 보여주면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는 것 등이 같은 이유에서이다.
이 책에서는 리액턴스 효과를 이용하여 상대방에게 내가 원하는 행동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한다. 톰소여가 너무 하기 싫었던 울타리 페인트칠을 친구에게 재밌는 척하며 너는 잘 못 할 것이라 말했던 것처럼 말이다. 결국 그 말로 인해 친구는 페인트칠을 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
사람들은 의외로 나에게 관심이 없다: 스포트라이트 효과
많은 사람들 앞에서 넘어졌다. 너무 창피해 고개를 들 수 없었고 다시 그 사람들을 볼 자신이 없어졌다. 하지만 다수의 사람들은 그다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보이는 관심을 과대평가하는 것을 스포트라이트 효과(Spotlight Effect)라고 한다. 앞의 예와 반대로 잘했을 때의 주목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나에게 별 관심이 없다는 걸 깨닫고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편안함과 해방감을 느꼈으면 좋겠다.
재미있는 심리학
대학교 때 '심리학의 이해'라는 교양수업을 들었던 적이 있다. 지금까지도 제일 재미있고 관심 있게 들었던 수업으로 기억된다. 지금 유행하는 MBTI 검사도 심리학 수업 시간에 처음 접했었다. 그때 인상 깊게 배웠던 인지부조화, 후광효과 등을 이 책에서 다시 읽으니 새록새록 기억이 났다.
이 재미있는 심리학을 아이에게도 이야기해 주고 싶었다. 사춘기에 근접해지는 듯한 아이는 매사에 부정적이다. 그리고 또래 집단이 중요해진 시기이니만큼 남의 시선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런 아이에게 리프레이밍을 통해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도록 해주고 싶다. 눈에 난 다래끼가 창피해 밖을 못 나가겠다는 아이에게 스포트라이트 효과를 이야기해 주고 싶다.
오늘 밤, 내가 플라스틱 쟁반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밤에 시끄러운 소리를 내서 민망한 나에게, 아이는 쟁반이 유리가 아니라 다행이라고 말했다. "엄마가 책에서 리프레이밍이라는 걸 알았는데, 우리 ㅇㅇ 이가 방금 그걸 했네!! 멋지다!!" 라며 그것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씨익 웃는 아이에게 앞으로 힘든 일상이 왔을 때 리프레이밍의 방법이 자주 떠올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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