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도 좋아하는 그림책 작가 안녕달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그림책 작가 안녕달의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안녕달 작가님은 책육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처음에 예쁜 그림체와 색채, 그리고 재미있는 내용이 좋아 아이에게 사주었다. 어른인 내가 봐도 사랑스러운 이야기와 기발한 발상이 매우 매력적이었다.
주위에 아이 선물을 할 때면 안녕달 그림책을 선택했고, 누군가 그림책 추천을 해달라고 하면 안녕달을 1순위로 떠올릴 만큼 좋아한다.
그중에 '안녕'과 '눈, 물'이란 책은 글밥이 거의 없는 책인데, 그림을 읽어나가다 보면 그 이야기가 깊어 울림이 매우 크다. 그래서 어른을 위한 이 책들 덕분에 더욱더 팬이 되었다.
뭐하나 빼놓을 것 없이 다 좋아하는 책이지만 어렵게 몇 권을 골라 소개해보겠다.
(엄청 예쁜 그림이 많지만 직접 책으로 보는 즐거움을 빼앗고 싶지 않아서 사진을 많이 올리지 않았다. 내 사진 실력으로는 섬세한 표현과 색감을 담아낼 수도 없어서 그렇기도 하고.)
수박 수영장
여름이 되면 수박 수영장을 개장한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기대에 차있다. 아이들이 높은 사다리에 올라 수박 수영장에 뛰어든다. 수박 수영장에 들어가 걸으면 석, 서걱 하는 시원한 소리가 난다. 신나게 놀고 있으면 구름 양산과 먹구름 샤워를 파는 구름 장수가 온다. 수박 껍데기로 미끄럼틀도 만들 수 있다. 가을이 되고 낙엽이 떨어지면 수박 수영장은 문을 닫는다.
수박이 수영장이 되는 상상이 너무나 재미있다. 그림을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고 달콤해진다. 아이는 연신 나도 수박 수영장에 가고 싶다고 했었다.
왜냐면
비가 오는 하원길, 아이의 질문이 시작되었다.
"엄마, 비는 왜 와요? "
"하늘에서 새들이 울어서 그래."
"새는 왜 우는데요?"
"물고기가 새보고 더럽다고 놀려서야"
"왜 물고기가 새보고 더럽다고 해요?"
"물고기는 물속에서 계속 씻는데 새는 안 씻어서야"
"왜 물고기는 계속 씻어요?"
계속해서 귀여운 질문과 기발한 대답이 이어진다.
이 책은 유치원 선생님께서 엄마에게 쇼핑백을 건네면서 시작된다. 이게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아이의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마지막에 그 정체를 알 수 있다. 그것이 뭔지 알려주는 아이의 말이 너무나 재미있다.
'왜냐면'은 상상력 넘치는 생각과 그림이 재미있기도 했지만 아이의 엉뚱한 질문에 최선을 다해 대답하는 엄마의 모습이 좋았다. 그래서 엄마로서 반성하고 배우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안녕
이 책의 주인공은 귀엽게도 소세지이다. 소시지를 먹고, 소시지를 싸고, 소시지를 낳는다.
구성은 긴 시간을 따라서 네 가지의 이야기로 되어있다.
첫번째는 소시지 엄마와 아들의 만남과 이별.
두 번째는 소시지 아들과 강아지가 가족이 되는 이야기.
세 번째는 혼자 남은 강아지에게 새로운 가족이 생기는 이야기.
네 번째는 그런 강아지를 죽은 소시지 아들이 지켜보는 이야기.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며 기쁨과 슬픔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제목처럼 만났을 때 안녕, 헤어질 때 안녕, 편안함을 바라는 안녕을 이야기해주는 것 같다.
처음에 아이는 글씨만 휘리릭 읽고는 이 책 재미없다고 했다. 그 다음에 엄마와 같이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본 후 슬프고 감동적이라고 했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깊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안녕달 그림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눈, 물
엄마가 눈아이를 낳았다. 엄마의 체온에 아이가 녹을까 봐 가까이할 수도 없다. 봄이 다가오자 엄마는 아이를 지키기 위해 맨발로 '언제나 겨울'을 구하러 나간다. 엄마는 위험한 유혹을 뿌리치고 고군분투한다. 엄마는 아이를 지킬 수 있을까?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눈, 물'은 어둡고 슬픈 이야기이다.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존재, 그리고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운 이야기를 보여주었다. 눈이 물이 되지 않도록 애쓰는 엄마를 보면서 눈물이 났다.
서점에서 만나면 무조건 사는 책
신간이 나오면 망설임 없이 구매하는 몇 안 되는 작가가 안녕달 작가님이다. 인터넷으로 구매하면 10% 더 싸게 살 수 있어도 기다릴 수 없어 보는 즉시 구매한다.
제주도 독립서점에서 신간을 만났을 때는 바로 구매해서 아이가 그 자리에 앉아 읽기 시작했다.
안녕달 그림책은 여러 번 읽었을 때 더욱더 그 가치를 알 수 있다. 처음엔 재미있는 이야기, 다음엔 예쁜 그림과 디테일, 그리고 이야기가 담고 있는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아이가 열 살이 되면서 그림책은 굳이 찾아 읽지 않게 되었지만 안녕달 작가님의 그림책은 아이 성장에 맞춰 더 다양하고 깊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의 작품에 대한 기대가 더욱더 크다.
꼭 아이와 함께 천천히 여러 번 읽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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